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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재활게임컨텐츠팀 게임컨텐츠디렉터 김대홍 교수님

Anna ChoiAnna Choi

“게임의 새 가능성을 뇌졸중 재활치료에서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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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네오펙트의 재활게임컨텐츠팀에서 게임컨텐츠디렉터를 맡고 계신 김대홍 교수님의 인터뷰를 올려드립니다.
게임 종합 정보 전문 매체인 게임동아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http://news.donga.com/3/all/20160615/78678552/1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먼저, 서울예술대학교 디지털아트 전공 전임교수를 맡고 있다. 네오펙트에서는 게임 콘텐츠 컨설턴트로서 게임 기획하고,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도 겸한다.

기능성 게임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무엇인가.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유학할 때부터 기능성 게임 개발이 전공이었다. 디지털아트과 교수를 맡기 전에는 사운드 엔지니어, 프로그래밍, 기획 등을 거쳐 가장 마지막에 그래픽을 배웠다. 그래서 그래픽 없이 사운드 효과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도전했다. 방 전체에 센서를 설치하고, 5.1채널 사운드 헤드폰을 착용한 채 소리만 듣고 동화 속 스토리를 플레이하는 게임이었다.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 주위에 어떤 물체가 있는지 확인하거나 특정 위치에서 움직이면 소리가 변해 이를 통해 상황을 유추하는 방식으로 즐기는 일종의 ‘인터랙티브 사운드 스케이프’라 여기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후 지도 교수의 권유로 장애인 초등학교에서 해당 게임을 시연했을 때 반응이 좋았다. 처음엔 사기꾼인 줄 알았다던 선생님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태어나서 흥미로운 경험을 거의 접하지 못했던 장애인들이 몰입하는 모습도 감명 깊었다. 한편으로는 태어나서 한 번도 도끼로 나무를 찍어본 적이 학생이 조작 방법을 몰라 주변의 도움을 받는 모습 역시 상상하지 못했던 경험이었다. 애초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개발한 게임이 아니었고, 장애인도 게이머가 될 수 있단 생각조차 못 해 큰 충격을 받았다. 이를 통해 상호작용이 존재하고, 하나의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대체할 수 있단 점에서 기능성 게임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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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펙트 기능성 게임 개발 과정 시연 (출처=게임동아)

네오펙트 게임 콘텐츠 컨설턴트를 어떤 경위로 맡았는가?
귀국 후 기능성 게임을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가 마땅히 없어 개인적으로 불만이었다. 그래서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커리큘럼에 기능성 게임을 포함시킨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던 차에 제자 중 한 명이 네오펙트에 입사했고, 기획을 맡을 전문가가 없어 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후 교수 업무에 집중하면서도 남은 시간을 쪼개서 네오펙트의 게임을 봐주었다. 이때부터 나를 믿어주는 반호영 대표에 감명을 받았다.

네오펙트 입사 전에 기능성 게임을 개발할 만한 업체가 그렇게 찾기 힘들었는가?
몇 년째 국내 게임 시장은 롤플레잉게임에 편중됐다. 최근 네오펙트에서 새로운 기획자 채용 공고를 냈으나 면접을 본 약 30명만 하더라도 플레이한 게임이 다 똑같았다. 마작, 체스조차 모르며, 보드게임도 부루마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이따금 면접 자리에서 30분 동안 게임 기획을 시험하면 내용도 전부 비슷하다. 이러한 편중 현상이 너무 안타깝다.

네오펙트의 기능성 게임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개발되는가? 여타 게임과는 과정이 상당히 다를 것 같다.
일반적으로 게임의 재미는 회피, 생존, 수집, 영역 확장 등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는 패턴 안에 속했다. 관문, 점수 등 보상 체계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네오펙트의 기능성 게임은 재미 이전에 재활, 치료 목적이 크다. 뇌졸중 환자들은 손을 쥐었다 펴는 것 한 번, 손목을 좌우로 반복해서 꺾는 것 한 번 시도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워한다. 그리고 네오펙트가 개발하는 게임에겐 환자가 이러한 반복 동작을 수백 회에서 수천 회 이상 도전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이 주어진다. 이와 함께 ‘환자의 병세가 나아지고 있다’라는 점을 의료 관계자들 및 환자가 느낄 수 있도록 피드백 체계가 필요함으로 일반적인 게임 개발과 상당 부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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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라 아기새 소개 화면 (출처=네오펙트)

일반적인 게임 업체라면 장르, 유행, 콘셉트부터 고민하겠지만, 네오펙트의 기능성 게임은 치료 동작의 수요가 무엇인지부터 파악한다. 이후 해당 동작과 연관시킬 수 있는 콘텐츠로 무엇이 있을지 고민한다. 다음으로 재미요소를 구현해 재활의학 조사팀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피드백이 돌아온다. 유튜브 페이지에 공개된 ‘구하라 아기새’ 소개 영상을 봐도 이러한 과정이 잘 드러났다.

게임 콘텐츠 컨설턴트를 맡고 나서 네오펙트가 얼마나 달라졌다고 생각하는가?
이미 입사 직후 10명 내외였던 네오펙트의 직원 수가 50명까지 늘어난 시점에서 충분히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기능성 게임을 전면 개편해 좋은 반응을 얻었더니 발동이 걸려서 더 많은 의뢰가 들어왔다.

또한, 손에 착용하는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 외에 몸이나 팔에 부착하는 기기의 개발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당연히 이 기기들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동작들의 게임 콘텐츠들을 개발 중에 있다.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개발 초기엔 너무 재미있게 만들었더니 환자들이 너무 몰입하다가 자세가 무너져 재활 효과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받기도 했다. 흥미를 잃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반문하니 나름 수긍하긴 했지만 좀 더 기능성 게임의 본질에 맞춘 개발에 신경을 쓴 계기가 됐다.

병원에 납품하기 전 30대 뇌졸중 환자를 모셔서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도 기억에 남는다. 이때 IT 업체에 재직 중 평소처럼 술자리를 가진 후 귀가해 자고 일어났더니 몸이 안 움직이게 된 참여한 환자가 참여했다. 손목 한 번 움직이기 힘들어 땀을 뻘뻘 흘리시는 데도 게임에 몰입하는 모습이 아직도 머릿속에 생생하다. 아무리 게임이 재미있어도 질리면 손을 놓는 게이머가 많다. 그러나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를 사용하는 환자들의 경우, 플레이할수록 도움이 되는 걸 알기 때문에 집중해서 열심히 해준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최근 넷마블 등 철저한 현지화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네오펙트도 미국 식품의약청(FDA), 유럽의약품청(EMA) 허가를 받아 해외 시장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에 대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국내에서부터 현지화의 필요성을 느낀 계기가 있다. 게임을 개발하고 서너 달 후 병원에서 만난 노인 환자들에게 재미있다는 칭찬을 받으면서도 동일한 요구 사항을 들었다. 바로 ‘고스톱’이었다. 하지만, 이 당시에는 어깨 재활용 기기가 없어 고스톱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기가 어려웠다. 이에 대한 차선책으로 장애물을 피해 점프하는 액션게임에 ‘고스톱’과 유사한 그래픽과 사운드를 수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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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펙트 사무실 내부 (출처=게임동아)

반대로 국내에 출시한 40개의 게임 중 가장 플레이 횟수가 떨어지는 게임으론 ‘블랙잭’이 있다. 국내에선 생소한 플레이 방식이니 당연한 결과이긴 하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반대로 ‘고스톱’ 콘셉트의 게임이 가장 인기 없고, ‘블랙잭’은 대성공을 거뒀다. 이후 미국 환자들의 요구로 다트를 소재로 한 게임을 개발해 출시했다. 또한, 요즘에는 해외의 다양한 피드백을 모으고 사내 재활의학조사팀의 검토를 거쳐 현지화된 게임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능성 게임 개발 과정과 특수성을 들으니 고충이 많을 것 같다.
병원과의 약속 때문에 매달 1~2개 신작을 출시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미니게임과 유사한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게 된다. 무리한다는 생각도 들 때가 있다. 그래도 2년 동안 기능성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개발진들이 스스로 색깔 배합부터 선, 면, 색깔 등 재활 관련 이론을 공부하고 있으며, 재활게임 콘텐츠 개발에 도움이 될만한 미술치료나 음악치료 등의 자격증을 따는 등 스스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의료 현장에서는 주로 어떤 의견이 오는가?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기기는 쉽게 개선할 수 없는 만큼 피드백에 부합하는 게임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예술대학교 디지털아트과 교수를 겸임하는 동시에 NDC2011 강연, ‘해외전문가연계프로젝트 교육사업’, ‘넷마블게임아카데미’ 자문위원 등 외부 활동이 활발하다. 교수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외부 활동에 매진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게임 개발 환경은 날이 갈수록 빠르게 변화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구시대의 교육과정을 제자들에게 가르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10년 전과 똑같은 수업 내용을 듣고 졸업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넷마블게임아카데미’ 자문위원을 통해서도 현재 중학생, 고등학생들이 2~3년 후에 어떤 콘텐츠에 관심이 있을까 살펴보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난 아직도 외부 활동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제자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네오펙트에서 게임 콘텐츠 컨설턴트를 맡은 것도 서울예술대학교 디지털아트과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먼저, 게임 교육을 위해선 직접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네오펙트에서 게임 콘텐츠 컨설턴트를 맡았다. 또한, 네오펙트는 콘텐츠 외에 ‘라파엘 스마트 글러브’를 비롯한 여러 재활용 기기를 개발 중이고, 이와 관련된 그래픽, 프로그램, 사운드 등의 작업이 병행된다. 이만큼 여러 분야에 걸쳐 있기 때문에 네오펙트는 기능성 게임, 넓게는 디지털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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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펙트 기능성 게임 플레이 시연 (출처=게임동아)

처음부터 디지털아트과에 게임과 관련된 커리큘럼이 포함됐었나?
디지털아트는 문자 그대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예술활동을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2003년 디지털아트과가 처음 생겼을 때만 해도 영상 매체 관련 교육 과정이 주를 이뤘다. 나 역시 디지털아트과 1기 출신으로서 사진을 직접 먹고 내시경 카메라로 위를 촬영하는 등 실험 성격이 강한 영상 작품에 매진했다. 이러한 기조가 2008년부터 바뀌어 고 백남준 씨처럼 조형물에 영상을 비추거나 그 반대의 전시 형태가 나타났다. 이 시절의 졸업생들은 현재 예술 기획사나 작가로 활동 중이다.

커리큘럼에 게임을 본격적으로 들어간 건 2009년 전임교수로 부임한 이후다. 게임 엔진이 보편화되기 전인 2005년부터 그때 당시만 해도 생소한 게임엔진이 앞으로 디지털아트 영역에서 크게 활용되리라 예상하고, 이때부터 게임엔진을 수업에 도입했다. 또한, 게임 개발 기술을 차용한 인터렉티브 콘텐츠도 교육 중이다. 이 밖에 IT 기술의 발전 흐름이 증강 현실(AR)로 이동 중이어서 관련 교육 과정을 포함시켰다. 오는 6월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상암 DMC 홍보관에서 열리는 디지털아트과 학생 전시회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디지털아트는 다양하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융합시키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학생들의 호불호가 강하더라도 이처럼 한발 앞선 교육에 적극적인 이유가 궁금하다.
그냥 내 직업에서 해야 할 일들은 할 뿐이다. 그래야 전체가 발전하지 않겠는가? 사실 주위를 보면 그런 사람들을 많다. 개인적으로 친하고 높게 평가하는 사람 중에는 국내 IT 업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사명감으로 미국의 유명 업체 고위직을 마다하고 국내 업체에 입사한 사례도 있다.

디지털아트가 게임 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말인가?
게임 문화의 선도는 디지털아트의 목표가 아니다. 서울예술대학교 유덕형 총장을 만났을 때의 일이다. 예술의 핵심 요소와 게임의 핵심 요소를 읊게 한 후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두 요소 중 안 겹치는 게 없다. 게임은 예술 요소의 총집합이다. 서울예술대학교가 커질 수 있었던 것은 종합예술을 지향하기 때문이고, 다음 세대의 종합 예술은 게임이다. 또한, 기존 예술에 없었던 상호 작용이란 특징도 갖췄다. 새로운 예술 장르를 개척할 때 게임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내가 유학할 당시 카네기멜론 대학교의 지도교수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TV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라디오 방송 모습을 그대로 비춰주는 콘텐츠가 전부였다. 당시엔 새로운 기법이 등장할 만한 상상력과 연출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아직 콘텐츠를 주고받는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 진정한 상호 작용이 게임을 통해 구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의미에서 디지털아트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가능성, 요소를 통해 탄생할 새로운 예술을 지향한다. 현재로썬 상호 작용 콘텐츠를 정확히 표현할 만한 단어가 없어 게임이란 표현을 빌려 쓰는 것에 가깝다.

우리만이 아니라 게임 개발자, 게이머 모두 자연스럽게 게임이란 이름의 상호 작용 콘텐츠가 품은 가능성 및 가치를 찾아가는 중이다. 각종 교육용으로 개발된 시뮬레이션부터 중독 치료 및 재활 관련 콘텐츠, 기능성 게임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 걸쳐 게임의 순기능이 드러나고 있다. 이 와중에 국내에서는 기능성 게임을 특정 틀에 가두고, 각종 게임 규제로 이 분야의 선두주자가 될 기회를 놓친 점이 아직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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